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닥터대디 저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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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닥터대디의 키즈세이프]수액치료 정말 필요할까요?

관리자 2021-04-26 조회수 672

“링거(수액)를 맞고 싶어요.”

응급실에 있다보면 이런 말씀을 하시는 부모들을 자주 접하게 됩니다. 아이가 설사 또는 구토를 하거나 고열, 탈수가 의심되니 수액치료를 받고 싶다는 것이죠.

아이가 탈수가 의심되는 경우도 있지만 대부분 탈수라고 보기 어려운 경우가 더 많은 것 같습니다. 이럴 때면 저는 의사와 부모의 마음 사이에서 갈등하게 됩니다.

부모의 입장으로서는 ‘얼마나 걱정이 되면 아이에게 수액 치료를 해주고 마음을 편하게 해서 돌려보내자’는 생각이 듭니다. 반면 의사의 입장으로서는 ‘아이한테 꼭 필요한 치료도 아니고 아이가 혈관이 작아서 수액을 놓다 보면 바늘로 인해 더 힘들어 할텐데’라는 생각이 드는데요.

관련 논문들을 살펴보면 탈수를 몇 가지 단계로 구분해 설명하고 있습니다. 경증 탈수에서 중등도까지는 물을 자주 먹이는 것을 권고하고 있는데요. 아이에게 물을 먹이는 것이 너무 힘든 경우 비위관이라고 하는 콧줄을 통해 먹이는 것을 권고하고 있습니다.

물론 중증의 경우 수액치료가 필요하겠죠. 그러나 현실적으로 콧줄은 성인에게 시행해도 힘들어하는 시술이므로 아이에게 콧줄을 끼우는 것은 개인적으로 그리 찬성하지는 않습니다. 다시 말해서 경증에서 중증탈수의 경우 물을 자주 먹이는 것이 가이드라인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혈관을 통한 수액공급의 방법의 장점은 혈액검사를 동시에 진행할 수 있다는 점입니다. 하지만 개인적으로 혈관을 잡으면서 아이에게 줄 정신적 스트레스보다 큰 장점이라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또 수액을 맞혀야 할 정도의 탈수증은 신체검사를 통해서도 숙련된 의사라면 파악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한 연구에 따르면 많은 보호자가 경구 수액과 콧줄을 통한 수액공급에는 부정적인 인식을 지니고 있다고 합니다. 특히 아이가 구토를 동반하거나 물을 마시는 것을 거부하는 경우 입으로 물을 마시게 하는 치료에 대해 부정적인 생각을 가지고 있다고 하네요.

이러한 결과를 반영하듯이 탈수에 대한 치료 가이드라인과 다르게 많은 응급실에서 장염의 아이들에게 75%는 링거를 통한 수액공급을 하고 있습니다.

제 경우 중증탈수 증상을 겪고 있는 아이를 제외한 부모들에게 “아이의 모습이 현재 수액치료가 반드시 필요한 상황은 아닌 것 같습니다. 또한 수액치료를 하다 보면 혈관을 잡는데 아이를 힘들게 할 수도 있습니다. 그럼에도 수액치료가 필요하다고 판단하시면 수액 치료를 하겠습니다. 저도 6살 아이의 아빠입니다. 만약 우리 아이라면 수액보다 물을 조금씩 자주 먹이는 치료를 할 것 같습니다”라고 설명을 합니다.

부모가 돼서야 이해를 하게 되었지만 안타까운 부모님의 마음과 의학적 판단에서 발생하는 괴리보다 충분한 설명과 부모님의 마음에 대한 이해가 필요한 문제인 것 같습니다. 무조건 수액이 몸에 좋다는 생각은 피해야 할 것 같습니다.

출처 이데일리(https://www.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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